유방암 환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

반갑지는 않지만..누구나 ‘암’이 찾아올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라는 말이 이렇게 와닿은 적이 있던가. 정말 어느날 갑자기 유방암 환자가 되어 버린 나.. 누구든 마찬가지로 내가 왜? 내가 왜 암이야?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온갖 원인들을 다 붙여가면서 유방암에 걸린 합리화를 혼자 하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러다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나와 같은 사람도 있을것 같고 나중에 볼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에 유방암 투병일기를 적었다.

유방암 환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

나이 38세,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2022 11 14일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글을 쓰는 지금 1년 반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코로나 시대가 지났다고 생각한다. 마스크가 이제 권고사항도 아니고 전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수도 있고 이런날이 올꺼라는 생각은 그땐 하지 못했던것 같다.

대체 언제쯤이면 마스크를 벗을수 있을까? 이런생각을 했던것 같다.
그때쯤 친구들도 못만나고 회사-집만 반복하는 일상이 지겨워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전에도 점심에는 샐러드를 먹긴했지만 강제로 사람들을 못만나는 지금이 다이어트의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식단도 조절했고 업체의 도움을 받아서 나름의 운동도 열심히 했다. 2020년부터 시작해서 1년동안 14키로 정도 감량을 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고있다고 나름 생각할만큼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유방암, 대체 내가 왜걸린거야?

전세계적으로 유방암이 여성암중에 1위라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 유방암에 걸린 이유는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확실한 이유를 찾을수 없기 때문이다.
유방암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 자세히 알아봤지만 역시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힘들다고 한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되어버린거다.

여러가지 의심이 가는게 한두개는 있다. 아직도 그게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긴하지만, 그게 중요한가? 이미 암에 걸렸는걸..
2022년 8월 어느날. 가슴에 멍울이 잡혔다.

유방암 환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

유방암은 증상이 없으며, 멍울이 잡히면..

8월 더운날 자고 있었는데 오른쪽 가슴이 너무 간지러웠다. 자면서 가슴을 긁었는데 뭔가 잡힌다? 자면서도 느낌이 이상했다.
그래서 자세히 만져봤는데 500원 동전 정도 혹이 잡혔다. 잠결이였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다시 만져볼만큼 너무 놀랐었다. 그땐 몰랐다. 유방암이 걸리고 알았다.
아무증상이 없고 멍울이 잡히면 그땐 이미 늦은거라는 걸.

다음날 출근해 사람들에게 말하니 흔한게 섬유선종, 물 혹들이라 주변에서는 걱정말라고 흔한 물 혹일꺼라고 그렇게 말해줬다. 나역시 그흔한 물 혹조차 없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으니 물혹이 생겼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아직 젊으니 암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못했고.. 2년전 동네병원에서 갑상선과 유방초음파를 본적이 있다. 유명한 곳이라서 엄마랑 같이 예약하고 진료를 받았다.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설명도 자세히 해주셔서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했는데, 2년전에 검사를 받았을때  아무것도 발견 못했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될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
6월에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했지만 유방초음파는 개인사비로 받아야 하기에 기본검진만 회사에서 하고 유방초음파는 9월쯤 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멍울이 잡혀서 바로 예약을 알아봤다. 잘하는 곳이라 예약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2달을 기달려야 하는데 이전에 말했듯이 급한게 없었다. 나는 물혹이니깐..
2달후 예약을 잡았고 그래도 두달은 너무 긴것 같아서 엄마 아이디로 2주 앞당겨 다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빨리 받았으면 병기가 조금 줄었을까? 혹이 줄었을까?

 

2년만에 받은 초음파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30대 초반부터 대장내시경을 할 정도였다. 자궁은 1년마다 검사를 했지만 유방초음파는 2년정도의 텀을 두고 했다.
직계가족중에 유방암 환자가 없고 유전자도 없다고 생각해서 자주 할생각은 못했던 같다.
2달의 예약기간을 지나고 드디어 초음파를 보기전, 선생님과 상담이 진행됐다.

2년동안 아무일이 없었나요? 아니요, 조그만(500원 동전정도) 혹이 잡혀요. 그때 선생님의 표정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표정을 보고 직감했다. 아 단순한게 아니구나..

바로 초음파를 보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표시를 하고 치수를 재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무래도 혹이 의심스러우니 조직검사를 하는게 좋겠다고 말을 하고 조직검사를 진행했다.
총처럼 가슴에 톡톡 쏴 조직을 조금씩 띄어내는 작업인데 한두번이 아니라 5번이상 아주 많이 했던것 같다. 그리고 단순한 조직검사인줄 알았는데 너무 아팠다..
아파서 놀란마음과 이거 진짜 심각하면 어쩌지? 라는 마음이 들었던것 같다.

조직 검사 결과는 일주일후에 나온다고 했다.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0기 상피내암인것 같다는 소견을 해주셨지만 정확한건 일주일뒤 알수 있다고 했다.

 

0기 상피내암

유방제자리 암이라고도 알려진 유방 상피내암은 암세포가 상피조직 내에만 국한되어 유관의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은 비침윤성 암의 일종으로 초기 유방암으로 0기에 해당된다.
비침윤성암은 침윤성암보다 비교적 치료가 간단하다고 알려져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이미 선생님은 암이였다는걸 알고 계셨던것 같다. 1센치 정도의 멍울이 잡혔고 그정도면 0기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혹이 어느정도 크더라도 병기가 0기나 1기도 될수 있고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깐.. 너무 놀라는것 같으니 일주일 뒤로 미뤄두신것 같다..
정말 간단한 상피내암이라고 해도 눈물이 나지 않는건 아니였다. 그마저도 너무 놀랐고 받아드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하면 된다. 치료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뒤.. 암인것 같네요.

역시 일주일뒤 엄마랑 동생까지 총출동을 했다. 정말 상피내암이라면.. 그래 그정도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일주일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조직검사의 소견은 역시나 암인것 같다. 하지만 상피내암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정확한 내용은 대학병원에가서 정확한 정밀검사를 받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그때 부터였던것 같다.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다..

여기저기 지인을 총출동해서 대학병원 예약을 잡았다. 유명한 아산병원 서울대 병원은 두달이나 기다려야 하고 한시가 급한데 어느 병원을 가야하는지 막막했다.

일단 두달뒤 아산병원으로 최종결정을 했는데, 초기 진료도 두달이나 기다렸는데 암인걸 알았는데 또 두달의 시간을 보낸다는게 정말 피를 말리를 일이라서.. 다행이 집주변에 대학병원이 일년전에 생겨서 그곳으로 예약했다. 운이 좋게 누군가 취소한 자리가 한자리 남았다고 했다. 주말지나고 월요일에 대학병원을 예약했다.